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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래 일자리와 창의적 인재
작성자 노은샘 조회 585
첨부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날짜 2018-12-15
내용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기술지형, 산업구조, 일자리는 물론이고 일상의 생활 문화 전반까지 바꿔 놓을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물인터넷, 드론, AR/VR, 블록체인,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에 주목하면서 혹자는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야기하고 혹자는 일자리의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미래학자들 중에서도 현존하는 일자리의 대부분은 미래에는 사라질 것이며,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보다 사라지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많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의 역사는 기술 발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생인류 20만 년의 역사에서 산업혁명 역사는 기껏해야 250년으로 800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사용하는 대부분의 기술들은 산업혁명 이후에 나타났다.

 1차 산업혁명은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기 시작한 기계 생산의 시작이었고, 2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에서의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으며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에 의한 자동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은 초지능, 초연결을 기반으로 사이버, 물리, 바이오가 연계·융합되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예고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 중 상당 부분을 대체하게 되고 로봇과 인간이 공존할 것이며, 

사물인터넷으로 모든 사물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받고 스마트 도시에서는 무인자동차가 다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 청사진들은 대부분 첨단 테크놀로지에 주목하고 있어 정작 중요한 뭔가가 빠진 것 같은 공허함을 안겨준다.



기술 발전이나 신기술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와 삶을 변화시켜야만 비로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타자기에서 전동타자기로, 다시 컴퓨터 작업으로 기술이 진화해 온 것은 단순히 기술진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 그리고 살아가는 방식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결국 기술변화 가사회적으로 수용돼 문화 변화를 일으킬 때 기술은 문명사적 의의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외형적으로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통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삶과 문화의 변화다. 

궁극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변화시키는 것은 물질세계와 가치중립적 기술이 아니라 가치와 인식, 사회 문화이다. 우리가 기술 자체가 아니라 문화에 더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기술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면 사회가 테크놀로지 중심으로 재편되고 인간이 기술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하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면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기술문명이 발전할수록 콘텐츠나 문화예술은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왜 그럴까. 

우선

 문화예술은 창의성, 감성의 영역이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자동화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직업세계의 변화 예측을 보더라도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이나 기계로 대체될 위험이 적고 미래에 유망할 것으로 꼽는 직업은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지휘자 및 연주자, 만화가, 가수, 패션디자이너 등 문화예술 관련 분야이거나 창의성, 감성, 사회적 소통과 협력 등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다.


둘째,

 기술문명이 발전하면 인간은 변화로 인한 문화의 충격을 겪게 되고, 인간 자신을 돌아보게 되므로 인간적 영역인 문화에 더 큰 관심을 갖게된다.


셋째, 

4차 산업혁명은 특정 기술이 이끄는 변화가 아니라 여러 첨단기술들이 융합돼 일으키는 혁신적 변화이며, 여기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트렌드는 창의 융합이다.

문화콘텐츠는 콘텐츠와 기술, 문화와 기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므로 가장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예를 들어보자. 가령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차 안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마도 영화, 게임, 영상 등 콘텐츠의 소비가 될 것이므로 콘텐츠의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래에는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여가시간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여가시간의 증가 역시 콘텐츠 수요의 증가를 뜻한다.




4차 산업혁명은 문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혁명이 될 것이다. 

디지털 빅 데이터, 인공지능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기존의 아날로그 콘텐츠와는 양적, 질적으로 차원이 다를 것이며, VR·AR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사용자 경험의 신세계를 맛보게 해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콘텐츠가 부가가치의 원천이 되는 콘텐츠노믹스 시대이자, 재미있는 스토리, 독창적인 아이디어, 정교한 알고리즘,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등 문화콘텐츠가 성장엔진이 되는 소프트파워시대이다. 


전통적 인쇄 매체인 신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윤전기와 기자, 둘만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윤전기는 기계나 기술을 가리키고 기자는 기사를 생성하는 주체다. 뭐니뭐니해도 저널리즘의 주체는 기자다. 콘텐츠 제작도 마찬가지다. 

콘텐츠기술, 문화기술 등 테크놀로지가 매우 중요하겠지만


 본질적인 것은 콘텐츠 창작자다


아무리 첨단기술과 최신 사양의 도구를 갖추고 있어도 결국 콘텐츠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콘텐츠 혁명을 이끄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항상 사람이 먼저이며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우선이다. 

첨단기술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기발한 콘텐츠도 사람이 만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옥탑방에서 읽었다는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의 저서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에서는 창의적인 도시의 3요소로 3T를 언급한다. 


3T란 기술(Technology), 관용(Tolerance) 그리고 인재(Talent)다. 

창조적인 도시를 보면 예외없이 하이테크 기술이 모이고 창의인재들이 몰려들고 또한 다름을 인정하며 공존하는 관용의 문화가 있다. 

첨단기술과 다양성의 문화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다름 아닌 창의인재다. 


플로리다는 이들을 창조계급(Creative class)이라 명명했다. 산업화시대의 주역이 부르주아 계급이었다면 21세기의 주역은 창조계급이 될 거라고 주장했는데, 

플로리다는 창조계급의 핵심으로 컴퓨터와 수학 관련 직업, 건축과 공학 관련 직업, 생명과학, 물리, 사회과학 관련 직업, 교육·훈련 관련 직업, 미술·디자인·연예·오락·스포츠·미디어 관련 직업 등을 꼽았다. 


미래변화를 주도하는 창조계급에 속하는 직업은 미래학자들이 기계화, 자동화에도 불구하고 유망한 직업군으로 꼽는 직업과 대부분 일치한다. 요컨대 미래에 유망할 일자리는 고도의 전문성, 판단력, 직관력과 감성,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직업 변화의 전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래 인재상과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방법론에도 큰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뇌과학자인 카이스트의 김대식 교수는 변화한 미래사회에서 사라지지 않을 직업은 사회의 중요한 판단을 하는 직업군, 인간의 심리·감성과 관련된 직업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군 등 세 가지 카테고리일 것이라 예측한다. 


이 세 카테고리의 직업군은 플로리다 교수가 열거한 창조계급의 리스트에 포함된다. 창조계급은 창의성, 감성, 영감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직업군이다. 지식보다는 지혜, 숙련된 훈련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하므로 창조계급의 인재들을 양성하는 교육방식도 당연히 달라져야 할 것이다. 다보스포럼은 21세기 학생들에게 필요한 16가지의 스킬을 제시했는데,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재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 역량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16가지 스킬이란 문해력, 산술능력, 과학소양, ICT 소양, 금융소양,문화적 시민 소양 등의 기초소양,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소통능력, 협업능력 등의 역량 그리고 호기심, 진취성, 지구력, 적응력, 리더십, 사회문화적 의식 등의 성격적 특성을 말한다. 미래 인재는 한 가지 분야의 전문성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의 전문성은 기본이고 다른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협업·소통·융합능력을 가져야 한다. 기초소양, 역량 및 성격적 특성을 골고루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들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창조계급이다. 창의적 콘텐츠를 만드는 창조계급은 기존과 같은 선행학습이나 반복학습으로 길러지는 모범생이 아니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괴짜들이다.

 

말콤 글래드웰이 이야기한 이른바 ‘아웃라이어’들이 창조계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창조계급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교육시스템의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 

잠재력을 발굴하고 비범한 아이디어를 장려하는 방식의 교육으로 변화해야 하며, 사회적으로도 줄 세우기 식의 경쟁이 아니라 협업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 또한 실패를 용인하고 도전을 장려하는 사회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미래사회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첨단과학기술개발과 창의적 인재 양성 두 가지이다. 


첨단과학기술개발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창의적 인재양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콘텐츠 산업을 진흥하고 창의적 콘텐츠를 발굴·개발하는 정책은 시대변화를 이끌어갈 창의 인력의 전주기적 양성 시스템의 구축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