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오혁수 교수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제목부터 머릿속에 기억에 남을만한 강한 제목이라고 생각했고 표지에도 생선들이 그려져 있는 것이 일식을 뜻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처음에는 책이라는 것 자체에 흥미가 떨어졌다. 하지만 읽어보니 교수님의 많은 에피소드와 살아온 일생에 경험들이 담겨있었다.
다른 책의 저자들은 책에 대한 소개나,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데 교수님께서는 책의 시작을 ‘청어와 메기’의 이야기로 하셨다. ‘청어와 메기’이야기는 청어의 천적이 메기인데 청어가 배를 타고 넘어올 때, 청어들 사이에 메기를 넣으면 메기한테 잡아 먹히게 된다. 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려 도망치면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다. 이렇듯 취업의 자리가 부족한 사회에 청어처럼 잡아 먹히지 않게 정신 바짝 차려 살아남는 청어가 되라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하신 듯하다.
시작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다. 그것은 롯데호텔에 입사하게 된 계기인데, 원서를 접수할 때 지원서에 ‘조리(일식)’이라고 적으신 것이다. 다른 지원자들과는 다르게 일식이라고 덧붙인 지원서에 면접관이 당황해서 질문한 것이다. 왜 일식이냐고 덧붙여 쓴 것이냐고 물었다. 교수님의 대답은 “저는 일식을 하기 위해 조리사가 되려는 것입니다.”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일식에 대한 확고한 진로에 면접관이 좋게 본 것이다. 이 부분이 너무 나에게는 크게 와 닿았다. 나 또한 조리과에 온 이유가 중식을 하기 위해서 오게 된 것이다. 다른 조리는 눈에 보지도 않고 중식요리를 하기 위해 고등학교 3학년때 다른 안정적이고 공부하던 진로를 포기하고 이 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기 때문에 큰 영감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교수님께서 호텔에서의 경험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놓으셨다. 호텔에서 조리하는 것에 대한 환상을 깨고, 현실적인 호텔에서의 근무환경에 대해서 나와있었다. 상사에게서 받는 질타와 스트레스, 밥 먹을 시간조차 없이 일한 경험, 사내 어학강좌로 해외연수를 가는 등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 이야기들을 보면서 호텔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느낄 수 있었다. 장점으로는 입사하고 버틸 수 있다면 안정적인 직장이면서 어학연수와 같은 혜택이 많다는 것과 이국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점으로는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가르치고 시킨다는 것이나, 인사적체, 업무과다, 비전 부재, 주변 환경에 의한 박탈감 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 나와있는 호텔 근무에 대한 장점과 단점들을 보면서 호텔에 대한 환상보단 현실을 알게 되었다. 다른 교수님들도 호텔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해주시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을 더 강조하시는 것이 느껴질 때가 많은데 이 책에서도 단점이 더 강조되어 있는 듯하다. 그래서 호텔에 근무하려고 꿈을 꾸는 조리과 학생들에게 큰 교훈을 남겨주는 것 같다.
이 책에는 교수님의 제자들의 이야기도 나와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스타 셰프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스타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에 취업하고 싶은 제자가 취업해서 근무해본 후에 실망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데 교수님의 말씀이 큰 교훈이라고 느꼈다. 교수님께서는 제자에게 ‘어디를 가든, 특별한 것은 없다’고 하셨고 ‘어디를 가서 근무하느냐?’ 보다 ‘어떻게 근무하느냐?’ 가 더욱 중요하다는 말씀이 크게 공감이 되었다. 특히 내가 이 대학에 진학함으로써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이다. 성적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잘 나오지 않는 성적에 항상 실망했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다니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았고, 그저 조리과라는 것에 흥미가 있었지, 신안산대학교에 흥미가 있지 않았다. 하지만 개강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많이 즐겁게 다녔고, 지금도 재미있게 다니고 있다. 특히 이 학과에 임원으로써 긴장감을 가지고 생활하면서도 교수님들과, 조교님들과, 임원선후배님들과 MT, SAU Pestival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까지 같이 해나가면서 서로 돕고 의지하는 것과 행사를 마쳐가면서 느끼는 성취감에 즐거움을 느끼고 같이 있음에 행복함을 느끼는 친구들 덕분에 더욱 좋은 학교를 가서 이런 생활을 못하는 것보다 이 학교에 와서 이 친구들과 선배님들과 조교님들과 교수님들을 만날 수 있고 생활할 수 있어서 다시 한번 이 학교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또한 이 책에는 유형별 직무특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호텔조리사, 대기업 외식사업부, 단체급식조리사, 프랜차이즈, 개인 레스토랑, 카페, 개업, 학원강사, 고등학교 교사, 대학교수, 중도 포기하고 타 업종으로 전환하기, 겸임교수 내지는 시간강사 등 많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서 나와있다. 이 설명들에 대해서 보면 볼수록 나에게 적합한 진로는 어느 방향인지, 어느 것이 조리 중에서도 적성에 가장 적합할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고 느꼈다. 물론 교수님의 개인적인 의견도 있지만,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신 부분도 있기에 신빙성이 있다고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리사에 대한 많은 부분, 교수님이 조리사로 살아남은 이야기, 조리사가 아니더라도 무슨 일을 하던지 ‘청어와 메기’ 이야기처럼 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 책이라고 생각하고 교수님의 지금 모습만 보다가 과거의 일생들을 알게 되니 재미있고, 일에 대한 열정이 떨어지거나 삶의 의욕이 사라질 때 이 책을 읽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을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