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급매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아파트를 ‘저가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침체기에는 통상 서울, 경기, 인천순으로 응찰자가 몰리는데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인천에서도 눈에 띌 만한 물건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13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응찰자 수는 평균 8.5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9월 평균(5.6명)으로 떨어진 뒤, 저가 매수세가 붙으면서 조금씩 반등하는 추세다.입찰 경쟁은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절반에 못 미치는 이른바 ‘반값 아파트’를 중심으로 높은 상황이다. 대법원 경매 정보에 따르면 지난 3일 경매가 이뤄진 수원 영통구 망포동 동수원자이 전용 85㎡는 응찰자만 97명에 달해 주목받았다. 작년 수도권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경기 부천 중동 중흥마을주공6단지 전용 37㎡(응찰자 80명)를 뛰어넘은 수치다.앞서 지난달 25일에는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소재 60.03㎡ 아파트가 매물로 나오면서 응찰자 76명이 몰렸다. 해당 아파트는 초등학교가 인접해 있고 전세 거래도 활발한 곳이라 학군지 수요가 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7억5100만원)의 49%에 그친 3억6790만원으로, 2회 유찰 끝에 5억4829만원에 낙찰됐다.특히 인기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천에서도 반값 아파트가 매물로 나오면서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실제 같은 날, 인천 연수구 소재한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115.98㎡가 2회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감정가(11억원)의 절반인 5억3900만원까지 내려갔다. 이날 낙찰가는 감정가의 69.21%인 7억6130만원에 낙찰됐다.뿐만 아니라 서초구(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등)와 강남구(도곡동 타워팰리스, 대치우성1차, 청담아이파크, 삼성청담아파트, 압구정현대 등) 소재 ‘고가 아파트’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라 응찰자가 얼마나 몰릴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전문가들은 가성비 높은 물건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10~12월 분위기와는 분위기가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이다.이광원 신안산대 교수(부동산학 박사)는 “서울을 제외한 경기나 인천의 경우 한 번 유찰되면 최저 매각가격이 30%씩 저감되다 보니 2번 유찰시 시세보다 밑으로 가게 된다”면서 “입지가 좋고 시세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는 물건이면 상대적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좋은 물건일수록 ‘조회수’부터 많다”고 했다.다만 무턱대고 값이 싸다고 해서 경매에 뛰어드는 것은 삼가야 한다. 향후 미래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주안점으로 둬야 한다는 것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시세 대비 얼마나 저렴하게 샀는지, 그리고 앞으로 상승 여력이 얼마나 있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특히 경매시장에 물건이 많이 쏟아지는 상황이지만, 매각건율(낙찰건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시장이 좋을때는 매각건율이 70~80%에 달한다. 매물 100건 중 70~80건이 낙찰된다는 뜻”이라며 “현재는 경매 시장에 물건은 많이 나오는데 매각건율은 20~30%대로 낮은 상황이라 소위 가성비 좋은 물건을 잘 따져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