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두산공작기계
한국기계연구원과 두산공작기계 연구원들이 4축 수평형 지그센터 시제품 앞에 서있다. 기계연 제공.
한국기계연구원은 두산공작기계와 공동연구를 통해 최고 정밀도를 갖는 머시닝센터 ‘지그센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머시닝센터는 공구를 회전시켜 소재를 가공하는 밀링가공기의 발전된 형태로 자동공구교환장치를 이용해 밀링과 드릴링, 보링 등 다양한 가공작업을 수행한다.
오정석 기계연 초정밀장비연구실장 연구팀과 두산공작기계가 공동 개발한 지그센터는 ‘지그보러’급의 탁월한 정밀도와 자동공구교환장치를 갖췄다. 구멍 가공 외에도 다양한 정밀 가공을 수행할 수 있는 머시닝센터다. 지그보러는 1921년 시계부품 제조용으로 최초 개발된 탁월한 정밀도의 구멍 가공 공작기계다.
지그센터는 공작기계용 고정밀 구조부품, 항공기 엔진 및 동체 부품, 동력전달장치 부품 등 일반 머시닝센터로는 가공이 어려운 고정밀 핵심 기계류 부품을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다. 일반 머시닝센터 대비 정밀도는 약 5배, 강성은 약 2배 정도의 성능이 요구된다. 고도의 정밀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장인이 직접 이송계의 안내면과 연결부 등 주요 부위의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
기술적 난이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지그센터는 독일과 스위스, 일본에서만 개발된 상태다. 국내의 경우 연평균 약 120억원 규모의 지그센터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했다. 세계 지그센터 시장은 약 26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연구팀은 국내 개발 사례가 없는 만큼 설계와 조립, 성능 평가 등 각 개발 단계마다 면밀한 검증을 실시했다. 또 각 설계 단계에서 공작기계 각 부위의 강성 기여도를 해석하는 기술과 위치별 구조정밀도를 자동으로 해석하는 기술, 기하학적 오차를 기계상에서 자체적으로 측정 가능한 기술 등 공작기계 설계와 정밀도 평가 및 보정에 필요한 핵심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그 결과 개발된 4축 및 5축 수평형 지그센터 중 4축 지그센터 기준으로 공간오차 약 1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등 선진국 수준의 정밀도 및 강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4축 수평형 지그센터 시제품은 두산공작기계에 설치돼 공작기계 헤드바디를 대상으로 양산을 통한 실증이 진행중이며 현재 약 100개 양산 샘플을 결함없이 생산하고 있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에 이미 한 대를 판매 계약하기도 했다.
오정석 실장은 “전량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지그센터의 국내 최초 개발로 고정밀 머시닝센터의 개발 및 제조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높은 강성이 필요한 항공기 엔진부품용 머시닝센터 등 독일, 일본이 선점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공작기계 개발에서의 기술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김민수 기자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