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를 잡아 싱싱한 상태로 팔기 위해선 어떻게 육지로 가져와야 하나? 바로 청어의 천적인 ‘메기’를 청어와 함께 담아 가져오는 것이다. 비록 몇 마리의 청어는 메기한테 먹히지만 대부분의 청어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기 때문이다.” 「오혁수저-조리사로 살아남기 중에서」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치게 만드는 ‘메기’는 무엇인가? 책을 다 읽고서 가장 먼저 머리에 맴돈 질문이 나를 심란하게 만들었다. 그저 물 흐르듯이, 남들이 하는것이니 나도 하는거고, 남들이 안하니 나도 안하는 일이 너무나 많이 있었다. 나는 그냥 죽은 듯이 살고 있었구나, 살려고 발버둥 치지 않고 그냥 죽은 듯이, 민물에 흐르듯이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남들과 다른 노력을 하지도 않고, 남들과 다른 실적이 없었다며 나를 부정적이게 깎아 내리기 그저 바빴다. 그때 우울하거나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이 생각들을 정리해 버리고 싶은 마음에 청소하는 버릇이 내 생각을 바꾸게 만들어주었다. 청소하기 위해 내방 책장과 서랍에 내용물을 다 꺼내고 하나하나 확인해보며 버릴 것과 놔둘 것을 구분하는데, 내가 학창시절 때 그렸던 그림, 공예품, 장난으로 써봤던 시와 단편소설, 제과 제빵기능사를 취득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정리해 놓은 노트와 문제집, 교재, 공모전에 제출하기 위해서 수많은 구도작업을 진행한 연습노트, 상장들과 같은 수많은 내 기록들이 나는 게으르지 않았고, 좋아하는 것에 노력하며, 허망하게 낭비한 시간보단 나를 빛나게 만든 시간이 더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력했던 장르의 분야가 달랐던 것일 뿐, 처음 시작해서 무엇을 시작하고 노력해야 할지 몰랐던 것일 뿐, 나는 게으르지 않고, 노력이란걸 할 줄 알았던 사람이다. 나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도 다각기 다른 장르로 노력한 흔적이 있을것이고, 지금 전공하는 것에 무엇을 노력해야할지 모르겠는 사람도 있을터이고, 나는 노력하는 것이 없다며, 자책하고 자신을 비관하는 사람도 있을거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방에 있는 책장과 서랍을 다 뒤짚어 엎어서 정리를 해보며 과거의 내 흔적들을 되짚어보는 것도 자신의 대한 인식을 바꾸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기 적성에 맞는게 무엇인지 인지한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맞다고 생각했지만 맞지 않는 사람도 있으며, 맞지않다고 생각했지만 맞는 사람도 존재를 한다. 나이에 따라서 내 적성이 달라지고, 내 환경에 따라서도 바뀌며, 내 적성이 바뀌기도 한다. 나는 지금까지 이르기에 적성이라고 생각한 것이 약 4개가 있었다. 하나는 그림이 였고, 다른 하나는 상담, 또 하나는 공예, 마지막으로 이른 것이 제과제빵이다. 내 손으로 반죽해내고 생크림으로 아이싱하는게 미술을 전공하던 내게는 또 다른 예술활동으로 받아들여져서 새로운 창작을 만들어내는 것이 너무나 매력이였다. 무거운 밀가루와 설탕 포대를 옮기는 것 부터 재고관리, 뒷정리까지 전부 고되고 힘들지만 내게는 그 모든 것이 다 재밌고,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집중하게 만드는게 너무 행복하다.
누구나 시작점은 다르다. 늦을 수도 있으며 빠를 수도 있다. 남들과 비교할것이 아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방황하는 것도 즐겨보고, 허비 하는것도 즐겨보자. 그 시간 속에 깨닫는 것이 있으며 경험하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어떤 모습이던, 어떤 마음이던, 이 짧은 인생에서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이다. 지금 자신이 강한건 약하건 가장 오래,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 조리사로서, 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며 어떤 것을 하더라도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살게 해줄것이다.